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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 지역자산화협동조합의 송이 매니저입니다. 매니저로 입사한 지 벌써 7개월이 넘었는데요, 저의 생각이 담긴 글로는 처음 인사드리네요.

처음엔 모든 것이 낯설었는데 벌써 저의 관심사가 담긴 글을 쓰게 되다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저는 서울에서 태어나 26살에 남양주로 이사 오기 전까지는 인생의 대부분을 대도시 서울에서 보낸 만큼 서울의 역사, 그중에서도 아파트에 관심을 두게 되었습니다.

서울에 살았을 때도 그렇고 남양주로 이사 온 지금도 저는 인생에서 한 번도 아파트에 거주해 본 적이 없는데요, 주위 사람들을 보면 현재 아파트 거주 여부와 상관없이 대부분 새로 지어진 대단지 아파트를 선호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제가 원래 살던 서울 양천구 신정네거리역 근처에는 큰 도로를 두고 제가 살던 다세대 주택지역과 목동 아파트가 근접해 있었습니다.

저에게 아파트란 일종의 놀이공원 같았고 굳이 멀리 가지 않아도 그 안에서 모든 것들을 해결할 수 있는 (심지어 즐거움마저도!) 정말 말 그대로 단지처럼 느껴졌습니다.

저는 아파트에 살아본 적이 없는 만큼 아파트에 대한 환상이 없는데요, 협동조합에 와서 주거복지 분야에 관한 일들을 접해보면서 한국 사람들의 아파트에 대한 환상은 어디서부터 시작되었으며 아파트를 포함한 한국의 주거문화는 앞으로 어디로 갈 것인가 궁금해졌습니다.

 

   그러다 발견한 한 권의 책의 바로 [아파트 공화국]이라는 프랑스 지리학자 발레리 줄레조가 본 한국의 아파트에 관한 책입니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프랑스에서는 1950년대~60년대 건설된 도시 주변 지역의 대단지 아파트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고 하네요.

한국과 달리 대단지 아파트 = 도시 문제 발생 지역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한국에서는 오히려 반대죠.

아파트 = 잘 정돈된 지구 계획 단위의 쾌적한 주거 공간, 어쩌면 아파트 = 중산층의 거주 공간이라는 도식이 작동한다고 생각됩니다.

모든 것을 쾌적하게 단지 안에서 즐길 수 있는 sweet-home을 넘는 감동을 줄 수 있는 복합주거단지라는 생각도 드네요.

 

 

   저자는 처음 한국의 아파트 문제에 대한 연구를 시작할 때 주변 사람들에게 두 가지 문제를 설명하는 것에 애를 먹었다고 합니다.

첫 번째는 한국에서 아파트란 사회 하층의 주택문제와도 상관이 없는 것이고 두 번째는 아파트에서 발생하는 도시폭력의 문제에서도 한국의 아파트가 상관없다는 점입니다.

즉 한국의 아파트라는 커다란 복합 주거공간에서 심각한 도시폭력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지도 않고 이 주택 형태가 사회 하층의 주거복지와도 연결된 점이 없기에 그렇다면 도대체 한국의 아파트는 어떤 점에서 문제적인가? 라는 점을 주위 사람들에게 설명하는 것이 한국의 고유한 아파트 문화를 경험해 본 적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참 낯선 접근입니다.

또 많은 한국 사람들에게 아파트는 사람은 많고 공간은 부족하니 좁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위로 올릴 수밖에 없다! 는 논리가 지배적인데요,

이렇게 한국 상황에 잘 맞는 주거 형태에 제동을 걸고 한국 아파트가 개발된 정치적 맥락과 사람들이 가진 욕망의 지도를 서로 엮어가며 그 역사를 살펴보는 것은 그 시도 자체만으로도 문제적일 수 있습니다.

 

   저는 취업한 지 얼마 되지 않은 30대 초반 사회초년생인데요, 아마 각자가 처한 개인적 상황에 따라 아파트를 바라보는 시각은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에겐 삶의 꿈’, 또 누군가에겐 도저히 가질 수 없는 어떤 것일 수도 있습니다.

아마 저를 포함한 청년들에게 집 (그것도 아파트 한 채! 그것도 서울에 있는!)을 소유하기란 정말 서울대 들어가는 것보다 어려운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아파트 단지 개발의 역사를 1950년대부터 살펴보고 그 과정에서 개인의 욕망이 어떻게 정책과 상호작용함으로써 지금의 아파트 공화국이 탄생하였는지 살펴보고자 합니다. 이 책은 2000년대 초반에 쓰였고 벌써 10년이 넘는 시간이 지난 만큼 지금의 현실과 아주 꼭 들어맞지 않는 점도 있겠지만 타자의 눈으로 바라본 아파트 공화국을 톺아봄으로써 우리 자신의 눈으로 이 현상을 사유할 기회를 발견하고자 합니다.

앞으로의 제 글들이 좁게는 아파트 단지 개발의 역사에서 시작해 더 넓게는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다음 글들에서는 1950년대부터 시작된 한국 아파트 개발의 역사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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